B(Blank 여백,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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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성수리 전원주택 덧글 0 | 조회 608 | 2018-07-11 22:31:49
관리자  
"여기 두 여자가 있습니다.  맘씨 곱고 착한 여자, 그리고 똑똑하고 현명한 여자...  지금 남자분들 많이 오셨는데요.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릴게요.
자~  선생님들께선 이 둘 중 꼭 고르라면 어떤 여자 선택하시겠어요?"

"... ? ..."

"착한 여자와 똑똑한 여자 중에서요."

"... ? ..."

"시간이 없어서 바로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도 또 정답이네요.  음~~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냥 '예쁜 여자' 택하는 걸로 밝혀졌습니다.   하하~  착하고 똑똑한 거, 남자들은 그런거 전혀 따지지 않습니다."  

"ㅋㅋㅋ~ ㅋㅋㅋ~"

관중석에서 첫 웃음이 터져나온다.  휴~  힘든 강의다. 어제 마신 술로 아직도 비몽사몽이다. 금주(?)로 힘들다는 걸 또 한번 뼈져리게 후회한다.   슬라이스 많이 낸다.  오늘 강의 주제가 '뚱뚱한 집과 날씬한 집'인데...

"그런데요. 재밌습니다. 이 예쁜 여자를 대항하는 강력한 여자가 하나 나타나는데요.  바로 '음식 잘하는 여자'가 등장합니다."

"아~ "

앞줄에서 이제 뭔가 알겠단 표정이 보인다.

"그럼 이제 다시 질문을 바꿔볼게요. 여기 두 여자가 있습니다. 예쁜 여자와 음식 잘하는 여자, 이제 이 둘 중 여러분은 어떤 여자를 선택하시겠습니까?

"... ? ..."

"안타깝게도 예쁘고 음식 잘하는 여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ㅋㅋㅋ~"    (또 한번의 폭소)

"예쁜 여자, 몇개월 아니 몇년이 즐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식 잘하는 여자는 평생이 즐겁습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이제 이 여자를 집으로 바꿔 놓으면 재미난 일들이 벌어집니다."

이제 내비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ㅎ

.......


[예쁜 여자와 음식 잘하는 여자]

형태가 아니라 공간적으로 예쁜 집이 있습니다.  반듯 반듯하게 생겨서 대지이용효율도 좋고 외부공간이나 주변과의 연계가 좋아서 쓰임이 좋은 집,,,   뭐 이런 집을  '예쁜 집' 으로 부릅니다. 저는.

아래는 시골집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이번엔 강원도래요. ㅎ 이 땅은 거칠고 투박한 강원도 답지않게 평지에 논밭이 많습니다. 땅을 직접보니 축(axis)에 따라 여러 대안들과 다양한 외부공간들이 엿보이네요.


위 스케치는 외부공간의 유기적인 배치와 비닐하우스와 작업공간, 그리고 이를 엮어줄 동선연계를 주안점으로 생각해봅니다.  후면의 작업마당과 농기구를  담아둘 창고공간도 필요하고 큰집이라 명절때 차례나 손님 치를 공간들도 넉넉히 담아내야 합니다.  또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동선분리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조심스레 필로티(아래를 터서 차나 사람들이 지나다니게 한 공간)를 제안해 봅니다. 공간적으로도 Major Space(집의 중심기능인 주공간)로 Pilotis(필로티)를 두어 공간과의 연계성을 확보해 풍경을 잘 담아내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붕~ 떠있는 이 공간, 내외부를 파고 들어와서 쓰임 또한 아주 좋아 보입니다. 예쁘네요.

.......

그런데 다 좋은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있군요.  그건 바로 '향' 입니다.  (저에게 향은 음식이어요.ㅎㅎ)  방위표를 유심히 보시면 내 건물로 인해 스스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보이시죠? 이 짙은 그림자가... ㅎ

그래서 머리를 비우고 평생이 따뜻한 집을 다시 구상해봅니다. 공간이 다소 망가지고 틀어지더라도...

(아래 스케치) 이제 남향을 고집하며 집중해보는데... 비닐하우스, 즉 대지축을 무시해서 그런지 외부공간이 많이 틀어져 있음을 느낍니다. 대신 동선은 1층 거실과 주방,  안마당과 안뜰, 그리고 후정인 작업마당과 2층 계단이 '따뜻한 데크'를 중심으로 숨막히게(?) 이어져 있습니다. 중요한 건 모든 실들이 남향으로 고려됐다는 점은 강력한 대안이 되리라 봅니다. 따뜻한 집이야말로 춥고 건조한 우리나라 자연환경에 대한 답은 아닐런지...



여러분!  예쁜 여자,  오래가지 않습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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