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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영덕동 단독주택 덧글 0 | 조회 839 | 2022-10-16 14:59:07
관리자  

어제 막바지 진통으로 출산이 임박한 용인을 급하게 찾았습니다.
나머지 세 군데(봉화, 김해, 속초)도 똑같이 산파를 찾고 있는데요. 용인에서 먼저 머리가 보인다 하네요. ㅎ

올해 첫 정이죠. 용인주택!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내달렸지요.

가을볕이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그래서 이 집 마당서 꽤 오래 머물러봤습니다. '여기 살 분, 참 좋겠다~' 이러믄서요. 앞에 나무가 절묘하게 집을 가려서 전체가 한 컷에 담기지 않는군요. ㅎ

가을 하늘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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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도로에서 올려다본 모습입니다. 3층 규모라서 쬐끔 커보이기도 하네요. 실은 가운데를 움푹 파놔서 면적에 비해 상당히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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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집의 중심인, 안마당입니다. 일반 마당과는 사뭇 다르죠. 이번에도 '안' 을 주목하게 됩니다.

안마당, 바깥에서는 절대 못 들어갑니다. 내부에서 다니도록 의도했습니다. 특히 맨발로, 파자마 입은채로 다닐 수 있도록요. 양말을 벗고 한번 맨발로 밟아보니까 폭신폭신한게 그냥 드러눕고 싶더군요. (참고로 저는 사각사각~내지는 스각스각~ 거리는 맨발감촉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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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당시 마당 폭이 작아서 내심 앞쪽(완충녹지)으로 금도 좀 밟고 그럴 줄 알았는데요. 생각보다 마당이 작지 않아서 그럴 필요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경계석이 놓인거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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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마당은 하늘마당입니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죠. 탁 트인 뷰가 일품이네요. 앞에 서있는 기존 나무들이 더 자라면 어떨까, 나중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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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집은 좀 복잡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삼각형 땅에 순응하다보니 이렇게 돼부렀는디요. 이리저리 꺾고 툭 튀어내며 파내서 그런지 입체적인 깊이감이 집을 더욱 풍성하게 맨들고 있습니다. 반면, 시공하신 분들의 고생한 흔적도 많이 엿보입니다.

쉽지 않은 집이었죠. 물론 현장에서 힘든 소리 나올 때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쉬우면 아무나 짓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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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아래는 이 집의 진입부 중 하나 입니다. 물론 드레스코드는 화려한 외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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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체는 마그네슘보드에 점토벽돌(롱브릭), 노출콘크리트 이고요.
천장은 아연도패널, 바닥은 주자장이라 습식스탬프 입니다.




아참, 아쉽게도 내부는 공사중이라 이번에도 담아오지 못했네요.
아마 책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건축주분께서 힘들게 글쓰고 계시는데요. 인고의 시간은 계속 입니다.

조그마한 책안에 저 큰 집을 어떻게 집어넣을까?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담 팍팍~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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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번 건물이 완공될 때면 흘러간 애틋한 옛사랑의 추억에 빠지곤 합니다. 옛사랑? 엥?

때묻은 스케치 한 장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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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설계 당시 많은 기억이 나는데요. 그 중 현장조사때 이웃 분들과 나눴던 이야기 하나가 생각납니다. 이 대지는 집 모양이 잘 나오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포기한 땅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웃으면서 '포기는 김치 담글 때만 써야죠' 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호호~

그런데요. 혹시 아래 하얀 데를 두고 설계를 또 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나올까요. 물오를대로 오른 나이입니다. 아래 땅에 새로운 대안이 머리속에 그냥 그려지고 있으니...ㅎ




이런 땅, 기회가 또 오길 희망해봅니다.

다소 까다롭고 힘들었지만 흥미롭고 진행도중 재밌었던 프로젝이라 기억에 오래 오래 남겠네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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